후기가 너무 늦어졌네요.. 너무 즐겁게 진행됐던 수업이라 빠르게 남기고 싶었는데 죄송해요..!!
스케치 수업을 들으며 어릴 적 마음 한켠에 “미술이 처음으로 재미있다고 느껴졌던 순간”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후로는 다른 목표를 향해 살아오며 예술의 세계를 늘 흥미롭지만 한편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조금은 거리감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수업에서는 직접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도구로 생각을 표현해보면서 ‘그린다’는 행위가 단순한 재능이 아니라 많은 관찰과 고민, 그리고 꾸준한 노력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추상적인 표현이나 풍경을 따라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느 지점에서 바라보는지, 구도와 시점을 어떻게 설정할지까지 고민하며 그려보는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막연하게 흉내 내던 그림들이 조금씩 정리되고 구조를 갖춰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직도 그림자의 방향이나 실제로 보이는 것과 그것을 화면 위에 옮기는 방식 사이의 차이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예전보다는 그 간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것 같아 스스로에게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떤 질문에도 차분하게 답해주시고, 이해될 때까지 설명해주신 선생님 덕분에 수업 내내 편안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남은 재료들로 가끔 작은 스케치를 해보곤 하는데 건물을 그리는 시작점이 한결 편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소점에 대해서 한번씩 곱씹어 보곤 합니다.
이번 스케치 수업은 단순히 그림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건축가가 그리는 그림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정말 따뜻하고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지은 선생님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해요